냉장고 정리, 칸마다 자리를 정해두기

냉장고는 문을 닫아두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함정입니다. 안 보이니 잊고, 잊으니 상하고, 상한 걸 발견하면 또 미루게 됩니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냉장고 안은 어디나 같은 온도가 아닙니다. 자리를 정해두면 같은 식재료도 더 오래 갑니다.

칸마다 온도가 다릅니다

찬 공기는 무거워서 아래로 가라앉습니다. 그래서 같은 냉장실이어도 아래 칸이 더 차갑고 위쪽은 상대적으로 덜 찹니다.

가장 온도가 높고 변화가 큰 자리는 문쪽 선반입니다. 여닫을 때마다 바깥 공기가 직접 닿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 데나 넣는 것과 자리를 정해 넣는 것의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상하는 속도도, 찾는 시간도 달라집니다.

위치별로 넣을 것

자리온도 특성넣을 것
문쪽 선반가장 높고 변화 큼음료, 소스, 잼, 절임
위 칸비교적 덜 참반찬, 남은 음식, 조리된 것
아래 칸가장 참고기, 생선, 빨리 상하는 것
채소칸습도 유지채소, 과일
냉동실 문쪽변화 큼자주 꺼내는 것
냉동실 안쪽안정적오래 보관할 것

흔한 실수가 달걀과 우유를 문쪽에 두는 것입니다. 문쪽 선반에 달걀 자리가 있는 제품이 많아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온도 변화에 민감한 편이라 안쪽 선반이 더 안전합니다.

문을 연 냉장고 안의 식재료

사진: Matheus Araujo · Unsplash (Unsplash License)

용기를 통일하면 자리가 생깁니다

봉지째 넣으면 모양이 제각각이라 빈틈이 많이 생기고, 안에 뭐가 들었는지도 안 보입니다.

같은 규격의 사각 용기로 통일하면 빈틈 없이 쌓여 같은 칸에 더 많이 들어갑니다. 둥근 용기는 같은 부피에서 자리를 더 차지합니다.

투명한 것을 고르면 열어보지 않아도 내용물이 보입니다. 문을 여는 시간이 줄어드니 전기에도 유리합니다.

한 번에 다 바꾸기 부담되면 자주 쓰는 크기 한 종류만 여러 개 갖추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밀폐용기로 정리한 냉장고 칸

사진: Ello · Unsplash (Unsplash License)

버리는 음식을 줄이는 방법

  • 먼저 먹을 칸을 정하세요 — 유통기한이 가까운 것을 전부 그 칸으로 옮깁니다. 눈에 띄는 자리여야 합니다.
  • 장보기 전에 사진을 찍으세요 — 중복 구매가 크게 줄어듭니다.
  • 날짜를 적으세요 — 용기에 넣은 날을 적어두면 판단이 빨라집니다.
  • 7할만 채우세요 — 꽉 차면 찬 공기가 돌지 않아 오히려 빨리 상합니다.
  • 소분해서 넣으세요 — 한 번에 쓸 만큼 나눠두면 꺼냈다 넣었다 하지 않게 됩니다.

냉동실은 세워서 넣으세요

냉동실에서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납작하게 얼려 세워 꽂으면 무엇이 있는지 한눈에 보이고 꺼내기도 쉽습니다.

지퍼백에 넣고 평평하게 눌러 얼리면 빨리 얼고 해동도 빠릅니다. 세워서 정리하면 책처럼 꽂히니 안쪽이 사각지대가 되지 않습니다.

냉동실은 냉장실과 달리 어느 정도 차 있는 편이 효율에 유리합니다. 얼어 있는 내용물끼리 온도를 유지해주기 때문입니다.

얼려두면 좋은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냉동실은 만능이 아닙니다. 얼렸다 녹이면 식감이 크게 달라지는 재료가 있습니다.

얼리기 좋은 것애매한 것
밥(한 끼씩 소분)잎채소 — 녹으면 물러집니다
고기·생선(소분해서)감자 — 식감이 퍼석해집니다
대파·마늘(썰어서)우유·요구르트 — 분리됩니다
빵·떡달걀 — 껍질째는 터집니다
국·찌개(납작하게)생채소 무침

밥은 뜨거울 때 소분해 밀폐용기에 담고 식힌 뒤 얼리면 수분이 남아 해동했을 때 덜 퍼석합니다. 국물류는 지퍼백에 납작하게 얼리면 자리도 적게 차지하고 해동도 빠릅니다.

냉동이라고 무한정 보관되는 것은 아닙니다. 냄새가 배고 표면이 마르는 냉동 건조가 진행되니, 날짜를 적어 몇 달 단위로 정리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장을 본 직후가 가장 중요합니다

냉장고가 엉키는 시점은 대부분 장 본 물건을 넣을 때입니다. 급하게 빈자리에 밀어 넣으면 정해둔 자리가 한 번에 무너집니다.

  • 넣기 전에 앞쪽을 정리하세요 — 기존에 있던 것을 앞으로 당기고 새로 산 것을 뒤에 넣습니다.
  • 포장은 벗기고 넣으세요 — 묶음 포장 비닐이 자리를 많이 차지합니다.
  • 바로 소분하세요 — 이때 5분을 쓰면 일주일이 편합니다.
  • 채소는 씻지 말고 넣으세요 — 물기가 있으면 빨리 무릅니다.

이 과정을 건너뛰면 결국 다음 장보기 전에 상한 것을 버리게 됩니다. 정리 시간을 따로 내는 것보다 장 본 직후 몇 분을 쓰는 편이 훨씬 효율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냉장고 냄새가 심해요.
원인을 먼저 찾으셔야 합니다. 상한 식재료나 흘린 국물이 대부분입니다. 선반을 꺼내 닦고, 베이킹소다나 숯을 열린 용기에 담아 두면 도움이 됩니다. 냄새가 강한 음식은 밀폐용기에 넣으세요.

채소가 금방 물러요.
채소칸에 그대로 넣으면 수분이 빠져나가거나 반대로 습기가 고입니다. 키친타월로 감싸 지퍼백에 넣으면 훨씬 오래 갑니다. 물기가 있는 채로 넣으면 빨리 무릅니다.

냉장고 온도를 몇 도로 맞추나요?
냉장실은 대체로 0~5도, 냉동실은 영하 18도 안팎을 기준으로 봅니다. 제품마다 표시 방식이 다르니 설명서를 확인하시고, 여름에는 한 단계 낮추는 것도 방법입니다.

남은 음식을 바로 넣어도 되나요?
뜨거운 채로 넣으면 주변 식재료 온도까지 올라갑니다. 어느 정도 식힌 뒤 넣으세요. 다만 너무 오래 실온에 두는 것도 좋지 않으니 적당히 식으면 바로 넣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해도 금방 다시 엉켜요.
자리가 정해져 있지 않아서입니다. 칸마다 무엇을 넣을지 정하고, 가능하면 문 안쪽에 간단히 적어두세요. 같이 사는 사람이 있다면 특히 효과가 큽니다.

원룸용 작은 냉장고는 어떻게 쓰나요?
칸이 적으니 용기 규격을 통일하는 효과가 더 큽니다. 소형 냉장고는 문을 열 때 온도 변화도 크니, 문쪽에는 음료 정도만 두시고 식재료는 안쪽 선반에 두세요.

성에가 자꾸 껴요.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거나 뜨거운 음식을 자주 넣을 때 생깁니다. 고무 패킹에 이물질이 끼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보세요. 성에가 두꺼워지면 냉각 효율이 떨어지니 주기적으로 제거하셔야 합니다.

요약

칸마다 온도가 다르니 자리를 정해두고, 사각 투명 용기로 통일하고, 먼저 먹을 칸을 하나 만드는 것. 이 셋이면 버리는 음식이 크게 줄어듭니다.

다음은 조건이 까다로운 욕실입니다. 습기 있는 곳의 수납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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